권고사직서를 받은 주봉은 의사의 조언에 따라 마음의 응어리를 해소하려고 한다. 만나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들을 적기 시작하는 주봉. 한편 혜수는 코스프레 촬영회에 가야 하는 날, 아빠 주봉이 자신의 가발을 가지고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힘들 때 나와 닮은 사람에게 가고 싶다.

권고사직을 당한 아버지는 자신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하고싶은 말을 해소하려 리스트를 작성하고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많은 것을 참고 살아온 아버지는 딸의 코스프레 가발을 빌려 용기를 낸다. 가발을 쓰면 마치 딸이 용사가 된 것처럼 용감해질 수 있기에. 가발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를 좇는 딸은 아버지를 답답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닌다. 무리에 속하고 싶지만 속하지 못한 딸의 코스프레 모임은 어쩌면 관계의 결함에서 오는 대용품이 아니었을지. 영화 속 대사처럼 사람은 별거 아닌 걸로 위로 받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딸은 그토록 들어가고 싶었던 무리에 합류하는 대신 아버지와의 대화로 위로받는다. 코스모스색 가발 구매를 허락받으며.     

​-예심위원 임경희

2020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 3

각본/ 연출 임종민

프로듀서 윤소영

촬영/조명 이정민

동시녹음 김현영

편집 임종민

DI 김수빈

사운드 두럭 DOLUCK

음악 동경하다

출연 박길수 이연 염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