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은 놀림 받지 않기 위해 동생의 손을 잡고 아파트 출입금지 구역인 지하실로 향한다.

‘평온하고 권태로운 순간에 죄책감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만의 어두운 내면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지하실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주거공간의 차이로 상징되는 부의 격차가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권력과 차별의 문제로 불거진 것은 오래된 일이다. 사회적 보호망도, 보살펴줄 어른도 없는 준영과 원이 자매는 떠밀리듯 지하실로 내려간다. 소외되지 않기 위해 무심코 내뱉은 거짓말의 무게는 어린 준영이 감당하기 어렵고, 공포와 불안을 머금고 막막한 어둠 속에 한 걸음씩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그 두려움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결국 죄책감이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이 하루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기게 될까? 돌아오지 않는 대답과 무거운 침묵만이 서늘한 공기를 채운다. 공포영화의 장르적 화법을 유려하게 구사하면서도 밀도 있는 심리 묘사를 통해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 

​- 예심위원 임오정

2020 21회 전주국제영화제

감독/각본  황혜인

촬영  한상혁

녹음  이슬범

믹싱  홍랑기

음악  양정원

제작  김다솔

조연출  오세인

스크립터  이예솔

출연  김민서 한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