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길가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중국집 양자강이 있다. 비가 자주 내리는 어느 장마철, 오랜만에 하늘이 맑게 개고 밤낮없이 양자강에 머물던 한 여자가 밖으로 나와 길을 나선다.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궁금해하고, 천천히 말해보고 싶었다. '그 때 그 여자'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영화는 은미(강진아 분)의 고요한 여백을 제기 차는 소리로 채우며 시작한다. 이어서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양자강’에 자리한 사람들을 멀리서 바라본다. 그들은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지인과 술을 마시며 다시 다음 날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인다. 영화는 이때 고요한 여백을 깨고, 사람들의 불편한 말들을 담는다. 그리고 힘없이 늘어진 은미의 모습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본다. 은미는 얼마나 오랫동안 양자강에서 쏟아지는 비를 만났던 걸까. 평온해 보였던 은미의 일상은 빗소리만큼 시끄러워 보인다. <비 내리는 날의 양자강>은 인물과 장소의 이미지, 사운드를 거리감을 두고 변주하며 우리가 보고 들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비는 그쳤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예심위원 민지연

2019 제13회 대단한단편영화제 배우특별전(강진아)

2020 제1회 합천수려한영화제 경쟁부문

2020 제16회 인천여성영화제 초청

2020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국내경쟁 

2020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 요망진단편경선 

연출  차정윤

촬영  김정혁

음악  유재인

믹싱  김원

편집  한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