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세상 모든 2인자들에게 바치는 노장의 응원가

올해 나이 아흔다섯,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MC 송해는 오늘도 무대에 오를 준비한다.

이른 새벽, 마치 준엄한 의식을 치르듯 얼굴을 씻고 자기 주문을 걸듯 대본을 음미하는 남자. 이젠 그의 이름 두 글자만 들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진행자가 되었지만,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그의 삶은 불안의 연속이었다. 언제 일이 끊어질지 모르는 불안감, 늘 선택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 70년 세월 중, 단 1년도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보지 못했다는 그는 사회적으로 천시받던 ‘딴따라 1세대’다. 떠돌이 유랑극단 시절엔 막간을 채우는 바람잡이 역할을 했으며, TV 시대가 열리고 나서는 구봉서, 서영춘의 뒤를 받쳐주는 2인자에 불과했다. 정글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했기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자리라면 가리지 않았으며, 체면과 자존심을 버리고 관객을 만났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국민 MC, 송해! 이 다큐멘터리는 이 세상 힘겨워하는 2인자들에게 바치는 노장의 생생한 응원가다.

#2. 당신은 웃었고, 그는 울었다

3년 전, 갑작스레 아내와 사별한 후 외롭게 생활하는 송해. 지방 촬영을 가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둘째 딸 집에 가서 아침 식사를 한다. 딸의 기억 속, 아버지는 화려한 연예인이 아니다. 컴컴한 밤, 고된 일과를 마치고 얼큰하게 취한 모습에도 손에는 항상 간식을 사 들고 오던 따뜻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무너지던 날을 딸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버지를 똑 닮아 예능적 감각이 뛰어났던 오빠. 오빠의 사고 소식을 전하던 날, 아버지 송해가 내뱉은 깊은 한숨. 그리고 그날 이후, 아버지 입에서 더는 들을 수 없었던 오빠에 관한 이야기... 송해의 둘째 딸은 우연히 옛날 물건을 정리하던 중 가수를 꿈꾸었던 오빠의 유작 녹음테이프를 발견한다. 이 녹음테이프는 아버지 송해에게 전해지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조카(가수 지망생)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재생된 적 없던 송해의 아들, 고 송창진 씨의 노래는 아버지 송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3.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70년대 송해와 함께 명콤비를 이루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희극인, 이순주 씨!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전성기 시절 활동을 접었던 그녀는 몇 년 전, 아픈 몸을 이끌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970년대 코미디 전성시대를 함께 누렸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오늘의 삶을 각자 살아간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분단의 아픔과 독재 정권, 민주화와 산업화를 두루 거치며 기나긴 삶을 살아낸 송해. 백 세를 바라보는 지금도 그는 못다 이룬 꿈을 향해 하루하루를 내딛는다. 그렇게 오늘도 송해의 시간이 흐른다.

5천만 국민의 사랑과 부러움을 동시에 받고 있는 국내 최고령 MC, 송해!

70년 가까운 세월, 무대 위에선 늘 웃음과 행복을 주지만, 무대 아래로 내려온 그의 삶은 늘 불안했고 힘겨웠다.

국민 MC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감춰진 인간 송해의 아픔과 고독!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그의 삶 속에서

우리는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절절한 우리 시대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2020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경쟁 부문 선정

2021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 <락> 부문 초청

2021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스펙트럼> 부문 초청

2021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청

기획: 김훈태, 정윤재, 남희령

감독: 윤재호

프로듀서: 이기남

조감독: 이규열

각본: 남희령

촬영감독: 김종선

촬영: 김힘찬

편집: 윤재호, 이규열

음악감독: 김인영(더플레임)

음향: 이규하(노이즈 픽션)

사운드: 김혁중(MBC C&I)

색보정: 김형희

출연: 송해